아내가 정신병이 있고,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호전되지 않고 남편의 월급으로 아내를 부양하기 어려울 때 법원은 이혼을 인정하였다. 법원은 이혼을 당하는 아내의 경제적 형편이 극히 어려워지는 점에 관하여 판단하였는데, 이는 재산분할, 개인 또는 사회적 부양의 문제로 해결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부부는 서로 협조하고 애정으로서 상대방을 이해하며 보호하여 혼인생활의 유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혼인생활 중 일방이 불치의 질환에 이환되었다 하더라도 상대방은 이를 보호하고 애정과 노력을 다하여 부양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하여야 할 것임은 소론의 주장과 같으나 가정은 단순히 부부만의 공동체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그 자녀 등 이에 관계된 모든 구성원의 공동생활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서 부부 중 1방이 불치의 정신병에 이환되었고 그 질환이 다른 질환처럼 단순히 애정과 정성으로 간호되거나 예후가 예측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가정의 구성원 전체에게 끊임없는 정신적, 육체적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며 경제적 형편에 비추어 많은 재정적 지출을 요하고 그로 인한 다른 가족들의 고통이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상태에 이르기까지 하였다면 온 가족이 헤어날 수 없는 고통을 받더라도 타방배우자는 배우자간의 애정에 터잡은 의무에 따라 한정없이 참고 살아가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청구인과 1982.12.10. 혼인신고를 마쳐 서로 부부가 된 피청구인이 1985.3.8. 둘째아들을 출산한 이후부터 정신이상의 증세를 나타내기 시작하여 1986.11.경 전문의사의 진찰로 정신분열증의 진단을 받고 여러차례에 걸쳐 입원치료를 거듭하였으나 호전과 악화를 계속하더니 급기야는 시어머니에게 폭언을 퍼붓고 밤에 잠도 안자고 청구인과 아이들의 잠자는 모습만을 보고 앉아 있거나 무단가출도 여러번 하고 돈도 없이 택시를 타고 돌아다니는 등 그 증세가 악화되고 두통, 수면장애, 망상, 부적절한 감정표현 등 정신분열증의 증세로 도저히 가정치료를 감당할 수 없어 1988.10. 김해요양원에 입원하여 현재까지 치료하고 있는 사실, 피청구인의 증상은 정신분열증 중에서도 심한 망상증상이어서 완치될 가망이 거의 없으며 호전되더라도 재발이 예상되어 정상적 가정생활은 어려운 사실 및 청구인은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지방행정서기로 그 봉급이 유일한 생계수단이나 두 아들을 부양하여야 하고 피청구인의 치료비까지 혼자 부담하여 극히 어려운 상태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정 아래서는 피청구인이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여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며 청구인에게만 이러한 상태를 감내하고 살아가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가혹하고 두 아들의 양육을 위하여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설시하여 이는 재판상 이혼사유인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기타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 하여 청구인의 이혼 청구를 인용하였다.
혼인관계가 해소되면 피청구인이 앞으로 배우자로부터의 원조가 제한되게 됨에 따라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받게 되고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딱한 사정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는 이혼 당사자간의 재산분할청구 등 개인간 또는 사회적인 부양의 문제로 어느 정도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겠으니 그러한 사정이 있다하여 청구인에게 일방적 고통을 감수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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